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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원 칼럼/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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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칼럼ㅡ일곱번째 이야기] 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 집에서 더 짜증을 내는 우리 아이 by 스토리헤롯 강남점작성일 : 26.04.06

“우리 아이, 왜 밖에서는 잘 참고 집에 와서는 짜증이 많아지는 걸까요?”

아이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놀이학교 같은 새로운 공동체 기관생활을 시작하면 부모님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원에서는 잘 지낸다는데 집에만 오면 짜증이 심해요.”
“별것 아닌 일에도 울고, 떼를 쓰고, 예민해졌어요.”
“원에서는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하는데 왜 집에서는 더 힘들어질까요?”

이런 모습은 생각보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은 낯선 공간, 새로운 규칙, 또래관계, 선생님과의 상호작용, 부모와의 분리까지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고, 그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는 꽤 큰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특히 어린 연령의 아이일수록 감정을 말로 충분히 설명하거나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아직 발달 중에 있기 때문에, 밖에서 애써 버틴 긴장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집에서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속상하지요.
“원에 보내는 게 아이에게 너무 무리였나?”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짜증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곧 적응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가장 신뢰하는 양육자 앞에서 긴장을 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너무 길어지거나 강도가 심해지면 부모의 세심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처럼 “오늘은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긴장했어”, “선생님 말씀을 계속 들으려니 피곤했어”,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불안했어”라고 말로 정리해서 표현하지 못합니다.
대신 짜증, 떼쓰기, 울음, 매달리기, 퇴행 행동, 잠투정, 식사 거부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지요.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이러한 보이는 행동만 보고 문제로 판단하기보다는, 그 행동 뒤에 숨어있는 아이가 느끼는 피로, 긴장, 불안, 과부하를 함께 읽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왜 그렇게 짜증을 내니?”라는 훈계의 말보다는
“오늘 많이 애썼구나”라는 위로의 반응입니다.

이 시기는 특히
아이와 돌보는 양육자의 민감하고 반응적인 상호작용이 아이의 정서·사회성·뇌 발달의 중요한 토대가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가 감정을 쏟아낼 때 어른인 부모가 먼저 차분하게 받아주고, 아이의 신호에 잘 반응해 주는 경험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우선 감정의 원인을 캐묻기보다 감정을 담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해주면 좋습니다.
“오늘 ㅇㅇ가 많이 힘들었구나.”
“집에 오니까 마음이 확 풀어졌나 보다.”
“지금 우리 ㅇㅇ가 짜증이 많이 올라왔네. 엄마가 옆에 있어줄게.”
이런 반응은 아이의 행동을 무조건 허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아이가 감정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 돕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호자가 아이의 감정조절을 함께 도와주는 '공동조절(co-regulation)'
이라고 하는데, 아이는 처음부터 혼자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안정감을 빌려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워 가는 것입니다.

물론 공감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집에서 짜증을 쏟아낼수록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일상들입니다.
낯선 원 생활을 시작한 아이에게 집만큼은 예측할 수 있는 루틴이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원에서 돌아온 후 가능하면 루틴을 만들어 주세요. 예를 들어 “집에 오면 손 씻기 → 간단한 간식 → 10분 쉬기 → 엄마와 잠깐 놀기 → 저녁”처럼 반복되는 리듬을 만들면 아이는 훨씬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연령이 낮은 아이들에게는 상황이 바뀌는 경우 어려움을 겪기 쉬워서, 상황이 바뀌기 전에 미리 알려주고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들 중에는 집에 오면 아이가 힘들어하니 “더 즐겁게 해줘야 하나” 하는 마음으로 하원 후 일정을 과하게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응기의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자극이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너무 많은 학원, 외출, 화면 자극, 늦은 취침은 오히려 아이를 더 예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원 후에는 거창하고 많은 교육보다 짧고 안정적인 연결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단 10분이라도 좋습니다.
아이 옆에 앉아 책을 읽어주거나,
가볍게 안아주거나, “오늘 제일 기억나는 것 하나만 말해볼까?” 하고 묻는 이런 짧고 안정적인 관계의 시간은 아이에게 “나는 오늘도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줍니다.

물론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아이의 짜증이 심하다고 매번 요구를 모두 들어주면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대신 감정으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배우기 쉽습니다.
공감은 필요하지만, 제한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ㅇㅇ가 많이 힘들었구나. 울 수는 있어. 하지만 던지는 건 안 돼.”
“화가 날 수 있지. 엄마가 안아줄게. 그런데 때리는 건 아니야.”와 같이 감정은 수용하고 행동은 제한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일관된 경계와 예측 가능한 반응이 중요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부모 자신이 지나치게 죄책감을 갖지 마세요!
아이의 적응 과정에서 짜증이 늘어나는 것은 “잘 버티고 있는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집이 다시 회복되는 장소가 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회복을 도와주는 양육자가 곁에 있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양육자와의 안정적이고 반응적인 관계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견디고 회복하는 힘의 기반이 됩니다.

다만 다음의 몇 가지 경우에는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원에 간 뒤 몇 주 이상 심한 수면 문제나 식사 거부가 지속되거나, 복통·두통 같은 신체 증상이 반복되거나, 공격성이 매우 심해지거나, 원에서도 집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힘들어히는 경우들입니다.

위와같은 경우라면 단순히 적응 스트레스만으로 보지 말고 다니는 원의 교사와 함께 상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할 경우 소아청소년 전문의나 발달·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짜증은 때로 버릇이 아니라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신호는 종종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나 오늘 정말 많이 애썼어."
그 신호를 잘 읽을 수 있는 양육자가 집에 있다는 것은, 아이에게 원 적응을 견디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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