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머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영아기 수면과 관련한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왜 여기는 다 같이 자는 낮잠시간이 없지요?”
“낮잠은 안 자고 활동을 많이 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분리수면은 빨리 할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이 질문들 안에는 결국 어머님들의 같은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다.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알고 싶다.
그 마음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또 참 절실한 마음입니다.
엄마니까요.
내 아이가 잘 자라면 좋겠고,
이왕이면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더 건강하고 더 단단하게 자라면 좋겠다는 마음.
그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합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만나오면서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혹시 아이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보다
조금 앞서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영아기의 낮잠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의 뇌와 정서가 쉬고,
몸의 긴장이 풀리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채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어른처럼 자기 몸의 피로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품, 눈 비비기, 멍한 표정, 보채는 모습으로
“이제 좀 쉬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자면 밤잠에 방해되지 않을까?”
“낮잠 안 자고 활동을 많이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습관을 잘 잡아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영아기에는 습관보다 먼저,
아이의 몸이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아직 졸리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눕히면
낮잠은 휴식이 아니라 긴장의 시간이 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이미 졸린 아이를 더 놀리거나 버티게 하면
아이는 점점 예민해지고, 더 많이 울고,
오히려 잠들기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늘
“몇 시에 재웠는가”보다
“아이의 신체와 마음의 언어를 얼마나 잘 읽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스토리헤롯 강남원은
모두가 같은 시간에 자는 집단 낮잠보다
아이마다 다른 신호와 피로의 흐름을 존중하는 개별낮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아이는 조금 더 일찍 졸리고,
어떤 아이는 놀이를 충분히 한 뒤에야 잠이 오고,
어떤 아이는 짧게 자도 개운하고,
어떤 아이는 깊게 자고 나서야 편안해집니다.
영아기에는 이 차이를
훈련으로 맞추기보다
발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시선이 더 필요합니다.
분리수면에 대해서도 비슷합니다.
상담 중에 아주 이른 시기부터 아이를 혼자 자게 했다는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어머님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많다고도 하셨어서, 요즘은 빨리 혼자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더 바람직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를 혼자 재운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환경도 다르고, 발달의 흐름도 다르기 때문에요.
하지만 아주 어린 아이에게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이 너무 이르게, 혹은 너무 자주 주어질 때
그 아이의 마음은 어떤 방식으로 그 시간을 지나가고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아직은 발달적으로
누군가의 목소리와 체온,
반응해 주는 눈빛과 익숙한 리듬 속에서
조금씩 안정감을 배워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영아기에는
빨리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편안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혼자 잘 있게 하는 것보다
충분히 안정되고 나서 조금씩 떨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결국 낮잠이든 분리수면이든
부모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방식이 정말 지금 내 아이에게 맞는가?”
저는 영아기 돌봄에서
그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훈련보다 리듬을,
속도보다 안정감을,
일률적인 기준보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봐야하는...
그것이 어쩌면
영아기를 가장 건강하게 지나가는 방법입니다.
언젠가 어머님들과 이 주제에 대해 꼭 한 번 깊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요.
낮잠과 분리수면이라는 작은 질문을 넘어,
영아기의 뇌와 정서, 애착과 발달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부모님들께도, 우리 어린 아이들에게도 참 소중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